백업/마왕신부 13

[하일 루트] 파트 3

제르니움: (아, 졸려...) 꼭두새벽부터 일어난 나를 기다린 것은 거대한 욕실에서의 목욕이었다. 제르니움: (무슨 옛날 로마 귀족인 줄 알았네.) 황금과 각종 보석으로 치장된 목욕탕에서 십수명의 메이드들의 보조를 받으며 목욕하는 건 좀 민망하긴 해도 괜찮은 경험이었다.목욕이 끝난 뒤, 한창 나른한 타이밍에 등장한 하일 씨는 나를 식당으로 안내했다. 제르니움: 아침에도 진수성찬이네요.하일: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 하루를 시작하기 좋으니까요.펜: 그래, 힘 쓰려면 많이 먹어야한다고.제르니움: 아니라고!!!하일: 아닙니다!!!펜: 식사할 땐 조용히.제르니움: ...하일: ... 펜의 말에 나와 하일 씨가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. 제르니움: (아무래도-)제르니움: (엄청난 오해를 하는 것 같네, 펜.) 나는 한..

백업/마왕신부 2019.03.12

[하일 루트] 파트 2

하일: ...제르니움: ... 고풍스러운 식기들이 즐비한 거대한 식탁을 사이에 두고 나와 하일 씨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. 펜: 조용하군.펜: 힘을 다 빼고 왔나?제르니움: 아니라니까!!하일: 아닙니다!!!펜: 지나치게 시끄러운 걸 보면 아닌 것 같군.제르니움: (으아, 저 꼬맹이가 진짜...!)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낯 뜨거운 말을 하는 꼬맹이가 얄미워 나도 모르게 포크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. 제르니움: 앗! 은으로 된 포크의 날카로운 끝이 그릇을 긁어, 듣기 싫은 소리가 울려퍼졌다.조용하다 못해 엄숙한 분위기 탓에 소리는 좀 더 크게 들려왔다. 제르니움: 죄, 죄송합니다. 나는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. 펜: 흐음. 펜은 아무 말 없이 냅킨으로 가볍게 입 근처를 닦았다. 하일: 괜찮습니다. ..

백업/마왕신부 2019.03.12

[하일 루트] 파트 1

제르니움: (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거라면-)제르니움: (역시 정상적인 사람 옆에 있는 게 조금이라도 살 가능성이 높겠지?) 나는 체념의 한숨을 한번 쉬고, 눈 앞의 하일 씨를 가리켰다. 하일: .. 저어 제르니움님?제르니움: 전 하일 씨로 하겠어요.베르뮤트: 뭐어, 어째서!?라이카: 베르뮤트, 상식적으로 생각해라.베르뮤트: 상식적으로 생각하라니?라이카: 이 상황에서 하일 말고 다른 선택이 있겠냐.베르뮤트: 그래도 제르니움.베르뮤트: 날 선택하지 않으면 후회할텐데?제르니움: (읏, 가까워..!)제르니움: 저, 저는 하일 씨로...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. 아이작: 베르뮤트님, 마왕으로서의 품위를 지키십시오.베르뮤트: 아아, 여자한테 선택 못 받은 적은 처음이야.코르네: 낙심하지 마세요. 베르뮤..

백업/마왕신부 2019.03.12